일본식 영수증 기계를 찾아서

디자인 스튜디오 제로퍼제로의 쇼룸, 망원동 '제로 플레이스'의 진짜 일본산 캐셔 기계. 예전에 방문했을 때 직접 촬영.


일본에 여행을 갈 때마다 특유의 간결한 영수증이 부러웠다. 위 아래로 이런저런 잡다한 멘트가 붙지 않고, 뒷면에 흐린 색으로 인쇄된 빼곡한 신용거래 관련 조항도 없는 깨끗함과 무엇보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마른 너비가 좋았다.

그리고 나서 2017년에 제로퍼제로 쇼룸에서 간단한 몇 가지 제품을 사고 나서 뒤로 넘어갈 뻔했다. 진짜 일본산 샤프 캐셔 기계를 쓰고 있었던 것. 달달달달 소리를 내면서 느릿느릿 인쇄되는 영수증의 자태가 얼마나 좋았던지. 사실은 영수증뿐만이 아니라 그 캐셔 기계까지도 좋았다. 회색 빛이 도는 흰색 기계에 옅은 주황, 핑크 버튼이라니...


한동안 영수증의 추억을 접고 살다 며칠 전, 한 편집숍(연남동 pluie)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비슷한 영수증(+기계)을 발견했다.



아니 이를 어쩌면 좋아. 너무 영롱했다.
손에 쏙 들어오는 알맞은 너비의 영수증,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, 당장 눌러보고 싶은 버튼의 영수증 기계였다.

pluie에서는 이 기계를 실제로 사용해 계산을 해주는데, 여러 고객에게 이 기계에 대한 문의가 들어와 실제로 비슷한 방식의 기계를 바잉해 판매하기에 이른 듯했다. 이 두 기계의 경우에는 현금보관함은 없고 계산 과정이 프린트되는, 그러니까 캐셔 머신이라기보다는 프린트 기능이 있는 계산기다.




신문물(?)을 접하고, ebay에서 roll print calculator를 검색하니 비슷한 기계들이 쏟아졌다.
모양새도 각양각색. 어떻게 된 게, 다 예쁘다.


좌르르


개인적인 취향으로 맘에 든 것만 추리면 이렇게 세 가지인데,
예쁘죠.







대박.
아무튼, 다시 제로 스페이스의 캐셔 기계로 돌아가서,





이거였다.
의외로 꽤 최신 모델인 듯했다.



이건 유튜브에서 찾은 해당 모델의 구동 영상. 사랑스럽다... 출처



이러다 진짜 살지도 모르겠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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